정기선 HD현대, ‘분기 배당·자회사 상장’ 나선다

송고 2023.08.02 14:54 | 수정 2023.08.02 14:55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HD현대 창사 이래 첫 분기 배당…“주주가치 제고”

정 사장 HD현대 지분, 5.26% …배당, 승계 재원 핵심

HD현대글로벌 내년 상장…상장 성패, 승계 영향 줄 듯

정기선 HD현대 사장 [제공=HD현대]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창립 이래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동시에 자회사 상장에 나선다.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조선업 호황이 도래한 지금이 상장 추진의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HD현대는 오는 11일 보통주 1주당 900원의 2분기 배당금을 지급한다. 시가배당률은 1.44%, 배당금 총액은 636억원이다. HD현대 분기 배당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존 반기 배당을 진행했지만 이번 2분기에 분기 배당을 도입한 것.

정 사장은 HD현대의 2대주주로 5.26%(415만5485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분기 배당으로 37억3993만원을 받게 된다. 배당금은 정 사장의 승계 재원 마련의 주요 도구로 볼 수 있다. 정 사장의 부친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HD현대의 최대주주로 26.60%(2101만133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일 HD현대 종가 6만2400원 기준으로 1조3111억원 규모다. 30억원을 넘는 자산에 50%의 상속·증여세율이 적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 사장이 부친의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6555억원의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정 사장의 대표적인 상속세 재원 마련 방법은 배당금과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받는 급여로 볼 수 있다. HD현대는 지난 2018년 출범 이후 작년까지 5년 동안 총 1조5198억원을 배당했다. 이중 5%에 해당하는 760억원 정도가 정 사장에게 배당됐다.

정 사장은 지난해 HD현대에서 5억8936만원, HD한국조선해양에서 5억2551만원 등 총 11억1487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배당금에서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또 정 사장은 내년 코스피시장 상장을 목표로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사장의 애착사로 볼 수 있다. 2018~2021년 3년간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다. 현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경영지원 부문 총괄사장으로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최대주주는 HD현대로 62%의 지분을 갖고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공적인 상장 여부가 정 사장의 승계 재원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구주 매출은 하지 않고 100% 신주 발행 형태의 상장 방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구주 매출을 하지 않으면 HD현대는 상장 당시에는 보유 지분을 팔 수 없다. 상장을 해도 당장 들어오는 돈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호실적을 이어가면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곧 HD현대의 배당금 수익 확대로 연결된다. 또한 시간이 지나서 HD현대가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해 자금을 마련,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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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분기 배당·자회사 상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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