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철근·유류 가격 동반상승에 인건비 가중
유압기중기 차량 등 장비 임대료도 상승
"수주 경쟁은 치열하고 자재값은 오르고 현장 시위는 늘고 이래저래 첩첩산중 입니다." 갖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는 건설사 모 임원의 한숨 썪인 하소연이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른데다 최근 크레인 임차료 마저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푸념이다.
건설의 핵심 자재인 시멘트의 지난달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8% 인상된 톤당 9만3000원을 기록했다. 시멘트 제조시 필수품인 유연탄의 국제 거래 가격이 톤당 351달러를 넘어선 영향이 크다. 유연탄은 2020년 톤당 50~6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7배 가량 오른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 가격 오름세와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 유연탄 가격은 내달 20% 가량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철근 등 기타 건설자재 가격도 부담이다. 보통철근 도매가는 톤당 11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오른 수준이다. 이외 스트레이트 아스팔트도 ㎏당 500원에서 660원으로 30% 가량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산 유연탄 비중은 국내 총수입량의 약 75%를 차지하는데 최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비용에 따라 공사비와 설계 변경이 가능한 곳은 협상이라도 하겠지만 경쟁적으로 수주한 현장은 공사비용을 보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사들은 하도급 업체와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일부 자체 사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때 착공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도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일반공사직과 형틀목수 직종의 일 평균 임금은 각각 23만1044원과 24만2138원이다. 이는 5년전(16만9999원·17만4036원)보다 40% 가까이 오른 액수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인건비 상승은 장비 임차료마저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중소형 건설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유압기중기 차량(하이드로크레인) 1일 임대 비용은 2017년 이후 5년만에 최대 30% 가량 올랐다. 크레인사업자협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인건비가 급격히 오른 데다 근로자 휴일 보장에 유류세 고공행진까지 더해져 임대 단가인상이 불가피 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부담 증가는 특히 중소업체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주요 자재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경쟁입찰을 통한 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사업 영위를 위한 중소업체들의 가격을 앞세운 무리한 수주는 향후 수익성 악화와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