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불법정차에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인근 도로 마비

송고 2022.06.13 11:08 | 수정 2022.06.13 11:10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車 1대 겨우 빠져나가…관련부처 불법주차 관리 안해

편의점 발주대란 심화…자영업자 소주 품귀에 발 동동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 4차선 도로.ⓒ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불법주차에 하이트진로 공장 앞 도로가 마비되면서 도매상 및 편의점 주류 출고 차량 운행이 애를 먹고 있다. 주류 운송 지연에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도미노 피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인근 도로는 화물연대가 불법으로 주차한 5톤 차량으로 점거됐다. 이 일대는 평소 차량 이동이 많은 곳인데 불법주차까지 겹치면서 직접 소주 운반에 나선 도매상과 편의점 자체 차량들도 진·출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4차선 도로는 겨우 일렬 운행이 가능한 정도지만 2차선 도로에서는 경찰이 배치됐음에도 수시로 교통 마비가 나타나고 있다. 이 구역 불법주차차량을 담당하는 이천시청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트진로 청주공장은 화물연대 시위로 도매상 차량 진·출입이 지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 2차선 도로에 불법주차된 화물연대 차량.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은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70%를 담당하는 핵심 기지다. 지난주 양 공장에서의 소주 출고가 평시 대비 35%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국 식당과 편의점에서는 발주대란을 빚었다. 지난 주말을 기해 출고량은 60%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관측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100% 출고량이 3일 분량"이라면서 "자영업자들은 10박스를 주문해도 6박스 밖에 받지 못하고 있어서 보이는대로 소주를 쟁이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참이슬 발주를 3박스에서 1박스로 줄였고, 마지막까지 발주제한을 걸지 않았던 GS25는 최근 참이슬 오리지널에 대해 발주 중단을 결정했다.

불법주차된 화물연대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주행하는 승용차.

일주일째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를 겪고 있는 오비맥주는 이날 오전 출고량이 평시 대비 20% 정도에 그쳐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비맥주도 주류 출고를 50~60%까지 높일 구상이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간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며 접점 모색을 시도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정부와의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며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겨우 끌어올린 주류 출고량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물연대는 지난 7일 하이트공장 청주공장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 하이트진로는 안전상의 이유로 당일 소주 출고를 중단한 바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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